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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밥상을 다시 차리자 5

들바람 2007. 1. 4. 02:34
제 3 장 식탁지킴이의 하나, 둘, 셋
 
주식은 씨눈과 껍질이 있는 통곡식으로
 
우리나라의 빵과 콘플레이크는 빵과 시리얼 등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들의 것과는 다르다. 어느 나라든 식사의 기본이 되는 주식은 자연적인 식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빵과 콘플레이크는 주식으로 삼을 수 없는 가공식품들이다. 약 100여 년 동안 급속하게 일어난 식생활의 변화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복합당질의 섭취에서 단순당질로 칼로리의 보급원이 변화한 것이다.
즉 섬유질이 제거되고 설탕의 직·간접 섭취가 급속하게 늘어난 것을 말하며, 지방 섭취의 증가와 변질된 지방의 이용, 식품을 통한 화학물질의 다량 유입 등 식품의 질의 변화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현대인의 가장 큰 식생활 문제는 씨눈과 섬유질이 제거된, 도정하고 가공한 곡식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데 있으며, 도정된 곡식과 정제된 당분의 섭취를 통해 중성 지방의 비축이 증가하는 것, 육류 지방뿐만 아니라 식물성 지방을 포함하여 지방식품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에 있다.
씨눈조차 찾아볼 길 없는 그 하얀 쌀밥의 유혹, 통밀의 거침보다 더 매력적인 흰 밀가루의 부드러움…… 정신을 차려 따져보면 내 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 혀가 원하는 것들이다.
식사를 현미잡곡밥으로 바꾸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현미와 차조, 차수수, 율무, 기장, 통보리, 콩, 팥 등을 충분히 활용하는 통곡식의 식사를 해야 한다.
현대인에게 있어 섬유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문제는 칼로리의 섭취를 방해하는 문제 그 이상이다. 섬유질을 소화를 방해하는 식품으로 분류하거나, 칼로리의 흡수를 방해하는 식품으로만 평가하여 그 섭취를 망설인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처음부터 완전 현미잡곡식을 하기 어려우면 7분도쌀, 5분도쌀 을 사용하거나 통곡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면 된다. 뭐든지 습관이 되기까지가 어려운 것이지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아닌 생활 그 자체가 내 건강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채소는 제철의 신선한 것으로
 
제철채소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원하면 언제든지 푸른잎 채소를 구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사정이다.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도 그렇고, 저장·보관·유통시설의 개선으로 어떠한 식품도 계절을 가리지 않고 구입하여 먹을 수 있는 천국 같은 세상이 되었다.
자연환경 앞에 무력했던 시절 인간의 먹을 것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로 인한 영양의 결핍은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서, 인간은 굶주림과 질병의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은 자연을 극복하기 시작했고, 이제 그 수준이 지나쳐 생태계의 공존을 위협하면서까지 식품사정을 양적으로는 풍족하게 해놓았다.
식량문제의 해결로 인류는 기초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항생제와 백신 개발로 질병으로부터도 완전하게 해방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또 다른 딜레마가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이제 칼로리로 대표되는 영양의 부족에서 비롯된 질병이 아니라칼로리 과잉의 문제가 질병을 일으키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와 시대를 꿰뚫는 반성의 소리들은 더 이상 자연을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생존할 수밖에 없다는 새로운 가치관들로 확장되고 있다.
모든 식물체도 자체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성장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물의 성장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기본적인 식물체의 생명을 보장하게는 되었지만, 그것들은 자연의 손길이 닿은 생명과는 그 가치와 정의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야생의 풀, 노지의 채소들은 그 색 또한 진하다. 잎이 푸르다는 것은 햇빛을 충분히 받아 엽록소의 양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그 질기고 거친 느낌은 엽록소에서 충분한 광합성이 일어나 전분질과 섬유질의 합성이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그 고유의 향과 맛은 충분하게 비타민의 합성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일조량이 충분하지 않고 자연의 기운을 받을 수 없는 비닐 하우스 속 농작물들의 영양가치를 자연 속에서 성장한 유기농법의 농산물과 비교할 수 없다. 똑같은 것을 먹어도 이렇게 식품의 질을 달리 하고 있는 게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식품들이다.
제철음식을 먹자는 것은 하우스 농작물의 사용을 되도록 줄이자는 얘기다. 제철의 신선한 음식을 먹자는 것은 유통과 저장과정 중에 손실될 수 있는 영양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것이다.
푸른잎 채소는 그 색이 진할수록, 그 향이 진할수록, 그 질김이 강할수록 더욱 좋다. 하우스 채소보다는 노지의 채소가 좋고, 화학농법으로 키운 채소보다는 유기농법으로 키운 채소가 좋고, 노지 채소보다는 산속의 산채가 더 좋다.
채소를 선택할 때 보면 질깃한 줄기도 버리고 지저분한 뿌리도 모두 버린다. 여기에 진짜 영양이 있는 줄 알면 사람들은 그것들을 찾아서 많이 먹을까, 아니면 질긴 것을 거부하고 부드러운 것만을 찾는 혀의 편을 계속 들어줄까. 우엉과 연근, 더덕과 도라지, 당근, 무 같은 뿌리채소들은 뿌리만 먹지만 잎도 줄기도 먹을 수 있다. 무를 무청과 함께 먹는 것은 진짜로 좋은 것이었는데 오늘날 깍두기에는 무청을 볼 수 없다.
식품선택의 기준이 변해간 데에는 우리의 잘못된 편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주변을 미처 돌아보지 못할 정도의 각박함과 올바른 정보의 부재, 변질된 입맛이 한몫을 했다.
모든 채소류는 배추·무청·상추·쑥갓·부추·시금치, 제철의 산나물 등 푸른잎 채소류와 무·양파·당근·감자·고구마·우엉·연근 등 뿌리를 먹는 뿌리채소류, 오이·가지·토마토같이 열매를 먹는 열매채소 등 제철의 채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되도록 잎과 줄기와 뿌리 모두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콩,  두부,  콩비지, 된장, 청국장, 콩나물은 돌아가며 매일매일
 
콩만큼 좋고 완벽한 식품도 없을 것이다. 복합당질과 섬유질과 필수의 지방과 미네랄이 있는 식품. 콩류 식품을 식탁에 올리는 것은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들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콩의 섬유질은 당뇨병에 도움을 주고, 칼륨과 마그네슘은 심장병에 도움을 주고, 콩의 필수지방은 고지혈증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에게 콩류 식품은 지구력과 인내력을 키워주고 두뇌를 좋게 한다.
좋은 먹거리는 모두 약이 된다고 했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의 식품재료로 사용되는 콩류 식품들 역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의 치료를 돕는 약과 같은 가장 훌륭한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콩, 콩, 콩 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하루는 콩비지, 하루는 순두부된장국, 하루는 청국장, 하루는 콩나물국, 하루는 콩국수, 하루는 두부조림, 하루는 콩자반 하면 입에서 콩 냄새 풀풀 나며 질려버릴까.
우리 몸이 원하고 있는 식품, 내 입이 좋아하는 식품이 아니라 내 몸이 좋아하는 식품, 아주 자연적인 식품들에는 질림이란 게 없다. 만약 그런 음식들에 질리고 있다면, 이는 혀의 미각신경이 변질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변질된 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의 섭취를 늘리고, 자연식품에 질리며, 질병을 부르는 나팔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피자 한쪽 먹고 입안 가득한 느끼함이 없고 라면 한 그릇, 자장면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도 위장이 멀쩡하다면, 자신의 건강을 자만하지 말고 내 미각신경의 둔화와 혀의 변질을 걱정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두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거피 안 한 두유라면 더욱 좋지만, 처음 먹기엔 이 껄끄러움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처음엔 껍질을 벗겨서 두유를 만들거나 껍질째 만든 두유를 걸러서 먹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약간의 소금간을 하고, 이때 꿀이나 조청을 넣는 것 정도는 괜찮다.
이는 시판되는 제품들이 허용하고 있는 양에 비해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 양의 첨가물이고, 그 종류도 다르며, 가공과정 중에 콩의 지방산이 산화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시판되는 두유에는 설탕과 산화를 막는 산화방지제, 지방의 분리를 막는 유화제 등 첨가물의 양이 너무 많다.
주부들이 모두 콩, 콩, 콩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콩은 조상 대대로 그 안전성이 검증된, 우리 몸에 안전하고도 좋은 식품이다. 유전자 콩이 두려우면 믿을 만한 유기농 공급시설과 생활 협동조합을 이용하면 된다.
우리 콩을 많이 사용하고 우리 콩을 살리는 운동은 콩농사를 짓는 농촌을 살리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길이다. 육식의 과다섭취와 육가공식품의 범람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초식동물에게 동물사료를 주어 광우병이라는 재앙까지 불러들인 우리에게는 이제 절실한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무서운 경고 앞에 콩을 먹고 지키는 일은 그 반성의 시작이다.


다시마, 미역, 파래, 김도 돌아가며 매일매일
 
해조류는 바다의 영양을 듬뿍 가지고 있는 식품이다. 그 푸른색의 해조류를 우리는 바다의 채소라 부른다. 해조류는 바다의 미네랄의 보고다. 수십 종이나 되는 미네랄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해조류 식품에 있다. 해조류 식품에는 머리를 좋게 하는 필수지방산도 함께 들어 있다. 해조류의 비릿함이 그것이다. 또 섬유질도 풍부하고 칼륨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현대인의 성인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다시마는 검고 두꺼운 천연산을 먹을 수 있으면 가장 좋고 미역도 마찬가지이다. 파래와 김도 양식할 때 첨가되는 첨가제의 문제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연적인 식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마는 국물요리에 미리 넣어 사용하거나 야채탕을 만들어놓고 사용해도 좋다. 요즘엔 기름에 튀기는 것이 건강에 불리하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으므로 오래 보관해두고 먹는 튀각은 해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시마는 조림을 해서 먹을 수도 있고 물에 불려 쌈으로 먹을 수도 있다.
미역은 쇠고기미역국, 미역된장국, 날미역무침 등 그 조리방법에는 한계가 있지만 푹 끓인 미역국만큼 맛과 영양이 좋은 것도 없다.
새로운 영양학의 발전은 기름의 사용을 가장 신중히 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때문에 김도 기름을 발라 구워두고 먹기보다는 먹을 만큼 구워 그때그때 먹거나, 기름을 바르지 않은 채 구워 양념장에 싸먹는 방법, 구워서 무쳐먹는 방법을 애용하는 게 더 좋다. 파래는 원래부터 구워서 양념장과 함께 먹었고, 말린 청각이나 생파래도 무침으로 많이 사용하였다.
한 가지의 해조류 식품을 상에 올리는 것은 중요하다. 다시마에는 특히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데, 콩을 많이 먹을 경우 이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으므로 콩을 많이 먹으면 다시마를 비롯한 해조류도 많이 먹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해조류 또한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 훌륭한 식품이다. 요오드의 과잉섭취 때문에 다시마 먹기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식품을 통한 미네랄의 과잉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미네랄은 결정적으로 신체적인 필요에 따라 흡수되기 때문이다.


마늘도 매일매일
 
자연계에는 항생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식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늘이다. 마늘은 자연의 항생물질이다. 그 살균능력은 옛날에 쌀을 담아놓던 항아리에서 벌레 스는 것을 막는 것으로 톡톡히 진가를 발휘했고, 각종 염증질환에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위력을 발휘했다.
또한 마늘의 알리신이 비타민B1과 결합하여 알리티아민을 만들면 비타민B1의 파괴가 억제된다. 그렇게 되면 당분의 대사를 바로잡아주고 신경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티아민의 작용이 강화된다. 이러한 신경 강화작용이 정력의 강화라는 의미만으로 축소되어 알려지기도 했다. 비타민의 파괴를 막아주고 신경을 강화시키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마늘을 모든 음식에 양념으로 애용하였고, 마늘장아찌, 마늘쫑 등으로 어린 마늘과 마늘잎과 대를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마늘은 밥솥에 쪄먹거나 구워먹어도 되고 전자레인지에 익혀 까먹어도 된다. 목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려 염증이 생겼다 싶을 때 충분한 양의 마늘을 먹으면 치료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생선은 생물로, 통째로
 
생선에 소금을 뿌려 말리거나 냉동한 생선은 안 먹으니만 못 할 정도로 나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DHA, EPA같이 산화되기 쉬운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등푸른생선은 산화될 위험이 더 높다. 긴 유통·보관과정 중에 산화된 불포화지방산은 세포의 구조를 변질시켜 체질을 바꾸어놓고 발암의 원인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어, 삼치, 꽁치, 청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은 생물로 조리해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생물이 다소 비싸더라도 두 번 먹을 것 한 번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생물을 구입하여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지금은 염장과 냉장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데도 굳이 많은 분량의 생선을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냉동실에 얼릴 필요는 없다. 냉동보관하면 부패는 막을 수 있어도 지방질의 산화는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생선에 들어 있는 DHA, EPA와 같은 필수지방산은 혈액을 깨끗이 하여 심장병의 발생을 줄이고, 뇌세포와 시세포의 성분으로 아이들의 두뇌와 눈의 건강을 지켜주며,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는 생리물질을 합성하므로 관절염을 비롯한 신체의 통증에도 효과가 있다.
일 주일에 2∼3회는 생선을 먹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인의 1/4이 생선을 전혀 먹지 않고 있으며, 아이들의 혈액에서도 DHA, EPA라는 필수지방산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생선은 어패류로 대신할 수도 있다. 굴, 조개, 바지락, 꼬막 등에도 훌륭한 단백질과 영양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굴에 풍부한 아연은 아이들의 편식을 교정하고 면역기능을 좋게 하며 집중력을 키우고 남편의 정력을 지킨다. 어른들은 생굴도 많이 먹지만 아이들은 굴을 잘 먹지 않으므로 다져서 다른 음식과 함께 조리하거나, 굴전과 같이 식품의 조리방법을 다양하게 하여 먹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바지락 국물의 그 구수한 맛도 아미노산과 타우린 같은 단백질의 맛이다.
생선과 어패류는 싱싱한 생물로 먹자.
또 생선은 머리를 포함하여 뼈까지 먹을 수 있으면 가장 좋다. 뼈까지 먹는 생선 하면 멸치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머리와 뼈까지 함께 먹을 수 있는 작은 생선들은 모두 좋다고 할 수 있다. 꽁치 같은 정도라면 압력솥에 양념장과 함께 찜을 하면 머리와 뼈도 먹을 수 있다.
작은 생선을 먹는 것은 환경오염의 문제가 바다까지 파급되는 시점에 먹이사슬의 낮은 단계에 있는 작은 생선일수록 오염도가 적다는 것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환경오염 물질의 농축은 먹이사슬의 윗단계로 갈수록 더 심각해지므로, 먹이사슬의 아랫단계에 있는 작은 생선들을 먹는 것이 더 좋다.
생선은 뼈째 먹는 작은 생선을 즐겨 먹자.
생선은 오염되지 않은 먼 바다에서 자연산으로 키워진 생물로, 또 머리도 내장도 뼈도 함께 먹을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바다에서 나는 것들은 모두 유익하다. 생선류가 그렇고, 어패류가 그렇고, 해조류가 그렇다.
하지만 바다의 오염 또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주의를 하게 된다. 다이옥신을 비롯한 환경오염 물질들은 쉽게 지방층에 녹아 들어가고 또 쉽게 체외로 배출되지 않는다. 사람도 비만인 경우 더 많은 양의 환경오염 물질을 안고 살게 된다. 바다가 오염되면서 생선의 몸에도 환경오염 물질들이 쌓이는 게 사실이다. 환경오염 물질들은 주로 지방조직에 축적이 일어나는데, 그러다보니 농축이 집중되는 곳은 지방의 함량이 많은 머리와 내장 부분이다. 생선 머리와 내장 부분은 원래 영양이 풍부하지만 환경오염이 심각한 시대에 근해에서 잡은 생선의 머리와 내장을 즐기는 것은 건강상 불리할 수 있다.


과일은 통째로, 견과류는 제철의 신선한 것으로
 
과일도 채소와 마찬가지로 제철의 신선한 것을 먹도록 한다.
요즘 아이들은 제철과일을 모른다. 겨울에도 수박과 딸기가 있고 여름에도 사과와 귤이 있다. 온통 자연의 손길이 아닌 인간의 손으로 조작된 식품들이 자연식품인 양 우리의 밥상에 오르지만 그 옛날의 맛도 아니고, 영양도 아니고, 자연의 기운을 담고 있지도 않다.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유기농법을 지원하고 그 속에서 키워진 제철의 과일을 먹는 것이다. 과일의 씨에는 시아노코발아민이라는 비타민B12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안을 포함하고 있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청산 배당체가 있다.
이는 곡식의 씨눈에도 있고 살구씨, 오얏씨, 사과씨, 수박씨 등 씨앗과 종자류에 많이 분포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아미그달린을 암치료에 응용하고 있기도 하다. 살구씨는 요즘 이러한 이유 때문에 껍질 벗긴 상태로 씨앗과 기름으로 유통되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아미그달린은 수용성 비타민과 비슷한 물질이므로 기름에 녹지 않는다. 때문에 살구씨 기름을 먹어 효과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껍질이 벗겨진 상태로 장기간 유통되는 과정에서 씨앗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은 공기 중의 산소로부터 산화의 위협을 받게
된다. 
모든 씨앗류와 종자류는 껍질째 구입하고 오래 보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야 한다. 땅콩, 호두, 잣 모두 훌륭한 건뇌식품이지만 산화의 위협을 받는 건 마찬가지이다. 지방산의 함량이 많아서 산화 위험도가 높은 수입 아몬드와 소금 뿌린 맛땅콩 등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과일은 씨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모두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갈아먹거나 주스로 만들어 먹게 되면 그 안의 섬유질은 부서지거나 손실되어 당분의 흡수를 촉진시킨다. 똑같은 과일이라도 통째로 씹어먹을 경우 당분의 흡수속도는 신체가 처리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100% 무가당 주스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무가당이라는 의미는 설탕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다른 어떤 식품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과일음료들 속에 설탕을 대신한 포도당, 액상 과당의 형태로 그 맛이 강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상태의 것이다.
과일은 후식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대용식일 수 없고 식사를 대신할 수도 없다. 식사 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 한쪽은 영양을 보완하고 소화를 돕고 입안을 개운하게 하여 상쾌함을 주지만, 그 이상의 과일은 살을 찌우고 입맛을 당분 위주로 고정한다. 아이들의 간식이 필요하면 약간의 과일과 견과류와 씨앗 종류가 좋다.

 
버섯류는 자주자주
 
표고버섯, 송이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목이버섯 등등 버섯에는 각기 다른 고유의 맛과 향과 질감이 있다. 또한 영지, 운지, 아가리쿠스, 동충하초 등 버섯식품은 많은 만성질환의 치료를 돕는 건강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버섯의 영양은 그 안에 함유되어 있는 다당체의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당체는 수용성 섬유질로 혈액 안에 유입되어 콜레스테롤을 흡착하여 혈액을 정화하고, 당분의 흡수를 조절하며, 면역세포를 훈련시킨다. 풍부한 산소가 운반될 수 있는 깨끗한 혈액은 건강한 신체의 기본이다. 또한 면역세포를 훈련시키는 일은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온갖 알레르기 질환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아주 필요한 작업이다.
제품화되어 있는 고가의 버섯들은 대부분 균사체에서 뽑아낸 것들이다. 우리가 식용하는 버섯들은 몸뚱아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영양과 효과는 좀 떨어지더라도, 매일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면 훌륭한 면역 강화식품이 될 것이다. 매일 상에 올리는 일은 게을리하면서 제품화된 것으로만 영양을 해결하려는 것은 비경제적이고 정성도 부족한 일이다. 또한 모든 식품은 통으로, 전체를 먹어야 한다는 기준에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버섯도 대량 양식과 유통을 위해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연적인 양식으로 키워낸 버섯의 사용을 늘리는 것은 요즘같이 혈액이 오염되고 면역이 저하되는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다. 표고는 햇볕에 말리면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D의 합성이 증가하므로 햇볕에 잘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말린 표고를 가루내어 보관하거나 잘 손질해서 저장해두면 언제든지 필요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버섯은 채소와 함께 볶음과 무침과 부침으로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버섯된장국과 버섯전골에 맛과 향과 영양을 살려 요리할 수도 있다.


육류, 달걀, 우유는 귀하게
 
육류와 달걀과 우유를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아예 먹지 말아야 하는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대단히 신중한 일이다.
육류와 달걀, 우유가 예전의 그 식품이 아니다. 풀을 먹고 자라는 소들은 이제 곡류로 채워진 배합사료를 먹고 자라며 자신의 지방층을 늘린다. 우리가 맛있다고 먹는 갈비와 안심과 꽃등심, 차돌박이 모두가 기름층이 아름답다. 당연히 그 맛도 기름에서 나오는 것이다. 야생고기에 비해 목축고기는 지방의 함량이 5∼6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의 고기는 질기고 이렇게 기름지지 않았다. 풀을 먹지 못하고 자라는 소들은 DHA, EPA 같은 좋은 지방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포화지방의 양만을 늘려 우리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더구나 발육을 촉진하기 위해 사료에 배합되는 성장 호르몬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우유량을 늘리기 위해 첨가되는 최유 호르몬과 각종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되는 항생제들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우유는 그런 소에서, 극도의 인위적인 스트레스 상태에서 분비되는 젖이다. 최유 호르몬에 의해 억지로 분비되고 짜지는 소의 젖에는 소가 송아지를 낳고 기를 때 젖에 분비되는 영양성분이 없다. 그리고 어느 동물도 평생 동안 어미의 젖을 먹지는 않는다.
한국인의 90%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여 우유를 좀더 많이 복용하면 설사와 복통을 경험하는데, 아이가 두 살이 지나 본격적인 밥을 먹을 시기가 되면 장내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퇴화하기 때문이다. 우유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육류와 유사하며, 과민성 대장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식품이다. 안 먹으면 뼈에 구멍이 뚫리는 칼슘을 대표하는 식품은 더 이상 아니다.
달걀도 마찬가지이다. 유정란이 아닌 무정란은 가격이 싸고 흔하다. 남이 먹을까 안타까워 도시락 밑바닥에 숨겨놓을 정도로 귀했던 달걀은 이제 넘치도록 흔한 식품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희미한 형광등 아래 눈 껌벅이며 병들어가는 닭들이 낳은 달걀을 통해 영양이 아닌 온갖 화학물질을 섭취하고 있다. 예전에 집 주변에 풀어 키운 토종닭들은 DHA, EPA와 같은 좋은 지방산의 함량이 지금보다 20배나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필수지방산들은 풀과 나뭇잎을 뜯어먹어야 생기는 것들이므로, 그들의 먹이가 바뀐 이상 그 옛날의 영양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똑같은 단백질의 양과 칼로리를 보급하고 있어도 이는 엄연히 다른 식품이다.
우유와 달걀은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식품으로 알레르기 환자들 사이에서는 외면당하고 있지만 그 사용이 줄지 않고 있다. 알레르기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식품을 주의하여 섭취해야 하고, 혼란된 면역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식생활이 칼로리 보충보다 앞서야 한다.
과량의 단백질 섭취는 췌장의 트립신과 같은 단백질 소화효소를 낭비시키고, 따라서 세포의 대사와 교체, 재생 등을 지연시킨다. 또한 황과 인과 같이 산성의 미네랄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동물성 단백질 식품은 칼슘과 같은 미네랄의 소모를 부추긴다.
식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섭취되는 화학물질은 그 양도 다른 경로로 섭취되는 환경오염 물질보다 월등히 많으며 더 직접적으로 신체를 위협하고 있다. 신체의 대사를 혼란시키고, 세포를 손상시키며, 면역기능을 혼란에 빠뜨리는 원인으로 충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기가 지천이고, 달걀이 지천이고, 우유가 지천인 이 흔한 세상에 모두 피하고 살  수만은 없을 것이다.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예외가 없고 이런 음식물의 섭취가 계속되는 한 절대 치유는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기분좋게 먹으면 약이 되기도 할 만큼 정신적인 위안이 중요한 세상이니 말이다.
생일날 먹었던 고깃국처럼, 볏짚꾸러미에 쌓여 비싸게 팔렸던 달걀과 도시락 밑에 깔린 눈물겨운 달걀 프라이처럼 그렇게 귀하게 먹자. 매일 먹어 그 가치도 모르고 매일 먹어 그 맛에 길들여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먹는 음식, 그렇기 때문에 더 맛있고 값지게 다가오는 음식이 되도록 하자.
칼로리가 넘치고 화학물질의 오염이 넘치는 풍요의 시대에는 모든 먹거리가 그렇게 귀하고 소박하고 검소해야 살 수 있는 세상이다. 현대는 그렇게 먹어야 살 수 있다.
 
 
소금은 천일염으로
 
거무튀튀한 천일염은 78∼85%의 소금과 각종 미네랄로, 정제염은 99%의 소금으로, 맛소금은 95%의 소금과 MSG로, 핵산조미료는 90%의 소금과 MSG와 핵산으로 되어 있다.
정제소금과 화학조미료의 위험이 알려지고 있는 현재는 고기맛과 해물맛, 멸치맛을 강조한 또 다른 화학조미료들의 탄생으로 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이것이 소금과 화학조미료의 섭취형태의 변천사이다.
정제염은 천일염을 가공한 식품이다. 가공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MSG라는 화학조미료와 영양을 위장하기 위해서 핵산과 천연식품 소재를 첨가하며 식탁을 우롱하는 끝없는 행진을 계속한다. 그리고 그 행진의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천일염은 바다 미네랄의 축소판이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이 해명한 그 모든 성과에도 불구하고 밝혀지지 않는 대자연의 이치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학의 자만에 빠지지 않고 그 성과와 함께 더욱 자연 앞에 겸손하며 자연과 더불어 그 품으로 귀향해야 한다.
여기에 천일염이 부활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수질의 오염을 막고 강을 살리고 바다가 더 이상 더럽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먼저이지,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의 혜택인 천일염을 만들어내는 염전을 폐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발상인지 알 수 없다. 눈가리고 아웅한다고 했던가.
정부의 정책과 지원만 있으면 얼마든지 오염물질을 배제한 깨끗한 천일염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지금의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천일염 상태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음식물 하나 손으로 집어먹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직 그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천일염을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집에서 한 번 헹구어 프라이팬에 볶아 사용해도 되고 볶은 소금, 구운 소금들을 생활협동조합이나 유기농 공급업체에서 구입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천일염으로 담근 장과 정제염으로 담근 장맛은 비교할 수 없다. 자연의 맛을 즐기고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건강해지길 원한다면 집 안에서만이라도 화학조미료와 정제염을 추방해야 한다. 그 부끄러운 식품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들을 먹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자연식품으로 알고 먹는 것들 중에도 화학첨가물이 들어 있는 식품이 상당수 있다. 백진미채도 오징어채를 표백하고 화학조미료와 설탕으로 조미한 것이다. 맛을 낸 대구포와 쥐포도 그렇다. 어쩌다 먹는 것이라면 몰라도 매일 먹는 음식 중에 식품첨가물이 가득하다면 반드시 다시 생각해야 한다.
화학물질에 오염된 식품을 매일 먹느니 차라리 굶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것 또한 영양을 아끼고 내 몸을 아끼는 일인 것만은 틀림없다. 한 가지씩 작은 실천이라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천연조미료를 만들자
 
MSG, 맛소금, 흰 소금, 흰 설탕, 흰 물엿통을 모두 치워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천연조미료통을 만들어놓자. 다시마가루통, 표고버섯가루통, 새우가루통, 멸칫가루통, 천일염통, 참깨통, 들깨통 등의 천연양념통들을 만들고 설탕과 물엿도 꿀과 조청으로 바꾸어야 한다.
간장은 합성간장이 아닌 양조간장으로, 식초도 양조식초로,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그기 곤란하다면 믿을 만한 유기농 업체와 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하여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적인 양념을 준비하자.
가공된 조미료를 사용하고 가공된 음식을 섭취하다보면, 이들은 모두 영양과 맛이 제거된 상태이므로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영양의 수요가 부족한 만큼 과식을 불러온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악순환이다. 악순환의 고리는 누군가에 의해 끊어져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만 새로운 고리를 짜낼 수 있다. 그 역할은 주방을 지키고 식탁을 지키는 주부의 몫이다.


소스는 내 손으로 만들자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간장, 된장, 고추장까지 모두 담가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부모 세대에게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고 보면 갈수록 슈퍼에 그 종류가 많아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발효식품의 장점을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좋은 우리 원료와 충분한 숙성과정이 보장되고 생산자의 숨결이 담겨 있는 그런 식품은 그 질을 의심할 수 없다.
고추장이 너무 달고 화학간장이 판치고 숙성이 덜 된 된장이 팔리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장인정신이 깃들여 있으며, 충분한 숙성과정을 통해 맛있는 양조간장이 담가지고, 우리 콩과 메줏가루의 영양이 살아 있는 된장이 담가지고, 태양빛을 고루 받은 좋은 고춧가루가 고추장이 되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한다.
식품을 만드는 사람은 모두가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자격과 자부심으로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만큼 먹거리는 인간을 질병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으며 위협할 수도 있고, 또 그것으로부터 살려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콩나물에서 수은이 검출되고 꽃게에 납이 들어 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그런 사람들은 평생 그것만 먹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스의 기본이 간장과 된장과 고추장이다. 그런데 이들 모두 저장기능이 너무 강조되어 만들어진 식품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면 염분의 섭취가 지나치게 된다. 그렇다고 제조과정 중 소금의 사용을 줄이면 맛이 달라지고 보관 자체도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이를 희석시켜 사용할 수 있는 소스의 개발이 필요하다. 얼마든지 소스를 개발하여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고정된 관념에 얽매이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간장과 무즙과 양파즙으로 만들어진 간장소스로 채소를 버무려 먹을 수도 있고, 두부와 땅콩을 갈아 만든 소스로 마요네즈를 대신할 수 있다. 참다래와 양파와 사과를 갈아서 만든 새콤한 소스는 아이들의 입맛을 충분히 끌어당길 수 있다.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고 손수 만들어, 영양도 지키고 입맛도 지키고 우리 집 자존심도 지키자. 주부가 개발한 독특한 소스는 그 집 고유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좋은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천연의 식품소재들이 있다. 다시마가루가 그것이고, 멸칫가루, 표고버섯가루, 콩가루, 깨소금과 참기름, 들깨가루와 들기름 정도가 있어야 한다. 꿀과 조청, 양조식초, 다시마와 야채 등으로 우려낸 야채탕과 야채간장 등도 필요하다.
이러한 천연양념통들을 갖추고 재료를 준비해두면 파와 마늘, 양파와 생강, 후추와 계피, 겨자와 와사비 정도면 충분하다.
꽤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준비하다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어왔던 것들이고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쉽게 구할 수 있고 항상 사용해왔던 것들이지만, 이제 그 의미가 달라지고 우선순위가 앞으로 당겨진 것뿐이다.
천연양념과 소스는 영양을 보완하고 맛과 향을 잃지 않게 해주지만, 화학감미료는 입에서만 달콤한 유혹일 뿐 일단 위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는 순간 영양을 파괴하고 세포에 손상을 입히며 대사기능을 망친다. 이제 선택하는 것만이 남았다.

 
기름의 사용은 되도록 줄이자
 
약 100여 년간 일어난 가장 큰 식생활의 변화는 설탕의 섭취 증가와 식용유, 마가린과 같은 식물성 기름의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집에서 만들어 식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자연식이라고 말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햄·소시지·어묵과 같은 인스턴트·가공식품으로 만든 반찬과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 국물요리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를 들라고 하면 식용유를 사용하는 음식이 될 것이다.
식용유는 자연식품이 아니다. 식용유는 기름을 정제하고 표백하고 여과하고 탈취하여 만든 순수 가공식품이다. 이런 식용유를 먹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는 흰색의 유혹에 넘어가 흰 소금, 흰 설탕, 흰 조미료, 흰 밀가루, 흰 쌀밥 등을 섭취하고 있지만 이런 정제된 형태의 식품을 우리 조상들은 섭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조상들의 몸에 익숙해져 있던 식품들에 우리의 인체가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몸은 1만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먹어왔던 음식들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약 10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새롭게 변화된 식품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육류 지방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에 대한 공포는 순식물성 기름에게 판전승을 안겨주었지만, 새롭게 밝혀지는 지방에 대한 영양학은 잘못된 식물성 지방의 섭취와 당질식품의 증가에 의한 중성지방 축적이 신체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단순당질의 과다섭취에 의한 지방의 축적. 이것은 영양의 초보적인 지식 속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풀을 먹고 자라는 초식동물에게서 지방이 합성되고 이것을 인간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초식동물의 경우에도 풀을 뜯어먹지 않고 곡류를 중심으로 한 배합사료를 먹은 소, 닭, 오리, 토끼는 그 지방구성이 달라진다. 곡류를 통해 포화지방산의 합성이 증가하고 불포화지방산 중에서도 오메가-6 지방산의 합성을 증가시킨다.
오메가-6 지방산은 물론 인체에 필요한 필수지방산이지만, 오메가-3 지방산과의 비율이 깨지면 인간의 신체에서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오메가-6 지방산이 많은 식물유의 과다한 사용과 변질된 식물유의 범람으로 현 인류는 세포막의 지방구성이 변하게 되어, 체질변화에 따른 면역저하와 질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오메가-3 지방산은 풀과 해조류를 먹고 자란 동물에서 그 합성이 증가하고, 인간도 마찬가지로 채소와 해조류와 생선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푸른잎 채소와 해조류와 생선을 이용하고, 식물유는 천연식품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섭취해야 필수지방산의 비율을 인체에 가장 적합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지방산에는 상온에서 고체형태를 유지하는 포화지방산과 액체형태를 유지하는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지방산은 세포막을 이루는 중요한 성분으로, 포화지방산은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관여하고, 불포화지방산은 세포의 물질통로 역할을 하며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국소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을 정화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 등을 해낸다.
지방산을 섭취할 때는 무엇보다 그 비율이 중요하다. 우리가 식용으로 먹고 있는 다량의 콩기름·옥수수기름 등은 모두 오메가-6의 지방산을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가공과정에서 필수영양소는 모두 제거되고 순수하게 기름만 남은 가공식품이다. 또 가공과정 중 변질된 지방산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기도 하다.
식물성 기름 섭취에서 중요한 것은 산화된 지방의 섭취와 수소화된 기름과 트랜스형 전이 지방의 섭취에 관한 문제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실온에서 액체상태로 극히 불안정하여 공기 중에서 산화되기 쉬운데, 산소와 결합하여 발암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산화된 지방의 위험이다.
인공적으로 고온·고압에서 수소를 포화시켜 쇼트닝·라드와 같은 반고체상의 지방을 만든 것이 수소화된 지방이고, 가공과정 중에 화학구조가 변질된 것이 트랜스형 전이 지방이다.
이렇게 변질된 기름들은 신체의 세포막 수준에서 그 구조를 바꾸어 체질을 바꾸어놓게 되고, 염증반응이 증가하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기름은 저온에서 되도록 볶지 않고 짠 뒤 정제하지 않고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 형편에서는 이러한 기름을 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되도록 일반 식용유의 섭취를 줄이고 참기름과 들기름, 미강유와 같이 재래식으로 짠 기름을 사용하며차광하고 밀폐해서 보관해야 한다.
참기름과 들기름도 타지 않게 볶아서 짜는 것이 좋은데, 기름을 판매하는 업자들은 많이 볶아야만 기름도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장에서 유기용매로 기름만 뽑아내는 시판 식용유와는 비교가 안 되는 좋은 기름이라 할 수 있다.
재래식으로 만든 기름에는 자체에 산화를 방지하는 영양소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 재래식으로 짠 기름병 밑에 가라앉은 것들이 모두 그런 영양소이다.
많은 주부들이 이것을 지저분한 것으로 알고 버리는데, 기름의 변질을 막는 영양소부터 섬유질, 단백질, 미네랄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사용할 때마다 흔들어서 침전물까지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시판되는 미강유의 희뿌연 침전도 건강상 유리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유행하는 요리법이 모두 맛과 눈요기를 중심으로 발달하다보니 맑고 깨끗한 기름으로 사용해야 음식이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다는 관념에 우리는 빠져 있다. 기름 침전물을 사용하면 색상이 탁해져서 깔끔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음식의 영양성분을 생각하면 나쁠 것이 없는데, 누구를 위해 그렇게 요리해야 하는지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깨끗한 것, 보기 좋은 것만 유행처럼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기름은 쉽게 퀴퀴하게 변질되는 것인데 그렇지 않고 수년에 걸쳐 유통된다면 그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한 번만 생각해보자. 산화를 방지하는 산화방지제가 그것이다. 이런 화학첨가물 또한 간접적으로 먹게 하는 것이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고 있는 식용유이다.
기름진 음식, 튀김음식은 요리하기도 쉽고 그 맛을 쉽게 낼 수 있는 덕에 사용이 끝없이 늘고 있지만, 여기에는 무서운 질병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기름은 되도록 식품 속에 있는 자연상태로 섭취하고 재래식으로 짜낸 참기름과 들기름, 미강유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식용유의 사용을 줄여 기름에 지지고 볶고 튀기는 요리법을 피하고, 생으로 또는 살짝 데치고, 찌거나 삶고 조려서 먹을 수 있는 요리법으로 바꾸어나가야 한다.


조리과정도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유행하는 요리책의 대부분이 주부들의 기를 죽이기엔 안성맞춤이다.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그 양과 크기와 손질법 또한 만만치 않다. 오로지 부드러움을 찾고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제거해야 하는 것이 많고, 나쁜 맛을 제거하기 위한 전 조작도 많으며, 모양과 품격을 갖추기 위해 절단해야 하는 크기와 적정 배합량이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요리는 인간이 먹는 음식이고, 음식은 모양새 이전에 가장 자연적인 것이어야 하며, 요리법은 인간의 행위를 바탕으로, 사람을 살리는 방법으로 개발되는 것이어야 한다.
요리는 창작이다. 그리고 예술이다. 혀는 가장 중요한 카운슬러이고, 입은 음식의 크기를 자신의 입 크기와 목구멍의 크기에 맞추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을 위한 영양학의 새로운 기준에 맞추고, 내 입맛에 맞고, 먹기 좋게 만들면 된다.
조리과정이 복잡할수록 영양은 멀어져간다. 조리과정이 길다는 것은 열과 압력을 그만큼 많이 가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이러는 사이에 영양은 파괴되고 아주 부드러운 음식이 되어 과식을 하게 되며, 그 맛과 향을 잃어 감미료를 찾게 된다.
되도록 짧은 시간에, 간단하게 조리하거나 그대로 이용할 수 있으면 요리법으로는 최상이다. 요리책에서 소개하는 요리 메뉴얼에 기죽지 말고 조리과정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조리과정을 간편화시키면서 영양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주부는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너무 번거로운 작업이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풍성하게 보이는 그릇보다 작고 아담한 그릇에 담는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음식 앞에 초연한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고, 먹다보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먹다 남은 음식들은 십중팔구 주부의 위로 버려진다.
우리가 먹는 지금의 식단은 충분히 과영양상태이다. 소식이 장수의 첫 번째 비결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식욕은 본능이고, 인간이 본능적인 문제를 조절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되는 가운데 쉽게 습관이 되고 생활화되는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쓰레기 배출이 늘어나고 쓰레기 처리를 위해 소각장이 쉼없이 가동되면 오염물질 또한 많이 배출되고, 그러는 사이에 소각로가 그 수명을 다하듯 인체라는 화학공장도 안녕을 고한다. 현대처럼 예쁘게 치장하고 푸짐하게 담아 식욕을 촉진시키는 요리법들만 개발된다면 인류 전체의 건강한 삶의 질은 비례하여 떨어질 것이다. 한 숟갈이 모자라는 듯싶을 때 그만 먹으라고 했던가. 작고 아담한 그릇에 조금씩 담아 아쉽게, 맛있게 먹어야 한다.
음식 앞에서는 생각이 반이다. 먹을 만하다 싶으면 먹게 되고, 약이 된다면 약이 되고, 못 먹겠다, 독이 된다 싶으면 못 먹고 독이 된다.


만들어서 바로 먹자
 
뜨거울 때, 따뜻할 때 먹는 음식은 언제라도 그 맛이 좋다.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도 좋고, 기름을 사용한 음식은 안전성도 더해준다.
기름에 부친 전이나 튀김, 육류와 달걀과 같은 식품을 넉넉히 조리해두었다가 먹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특히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여 데우는 것은 더욱더 위험하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수록 발암물질의 양은 수십 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조금씩 만들어 따뜻할 때 바로 먹는 것이 여러 이유에서 좋다. 따뜻한 음식은 가족 모두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메아리칠 것이다.
출처 :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
글쓴이 : 하으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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