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총동창회 총회를 끝으로 총무직을 마치고 난 후, 여러분이 베풀어 주신 자리에서 술이 과했나 보다.
이미 늦어버린 아침 시간, 하루를 접기로 한다.
간월재.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나를 보내라한다...고 최면을 건다.
무거운 머리에도 문득, 홀가분한 마음은 내 자신에게 선물을 주라 꼬드긴다.
▼ 출발하기
서둘러 짐을 꾸려 집을 나선다.
걱정스러워하는 아내의 눈길에서 빨리 벗어나고파 마음이 급했는지 마구 흔들린다.
사진도, 마음도...
▼ 갈림길은
간월산장에서 오르면 만나는 홍류폭포 갈림길.
산이든 삶이든, 어디에든 갈림길은 있지.
▼ 어느 님의
평안한 안식처. 적적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소나무가 참 좋구나.
▼ 아직 겨울
그늘 진 곳에는 아직 겨울이 남아있다.
우리네 삶에도 따스함과 차가움이 함께 있듯이...
▼ 간월 공룡
저 능선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지.
오늘은 어느 님이 다녀 가셨을까...
▼ 삶의 무게
그리던 곳에 도착해서 배낭을 내려 놓는다.
2시간여를 감내하던 어깨가 가벼워진다.
▼ 간월재 탑
나는 이 곳을 사랑하는데, 이 곳 또한 나를 그리 생각할까?
그렇다고 대답하듯 나를 반기는 간월재는 날아갈 것 같은 바람으로 환영해 준다.
아무도 없는 간월재가 혼자 심심했나보다...
▼ 보금자리
언제나 집을 짓고 나면 든든한 마음에 이런 사진을 찍어 본다.
아무도 없는 간월재의 환영은 갈수록 격해져, 태풍같은 바람으로 집을 두드린다.
모처럼 각 잘 잡았는데...
▼ 어쩔꺼나
더욱 거세진 바람은, 이 사진을 찍고 1분만에 왼쪽 팩의 고리를 툭~ 뜯어 버리네.
간월재는 오늘, 혼자있고 싶은 모양이다.
환영의 바람이 아니라 앙탈의 바람이었군~
▼ 물 흐르듯
산을 내려가기는 싫은 마음, 텐트를 접어 새로 지은 대피소로 가기로 한다.
사진에 차가운 바람은 보이지 않는다.
▼ 떨고 있다
2층 계단 사이 바람이 어찌나 매몰차던지...
아직 내가 너무나 가벼운건지... 아무도 없는 대피소가 무서운건지...
사정없이 떨린다.
▼ 바람 소리
보지 않은 사람은,
대피실 옆에 있는 시설(풍력 발전기)의 날개 돌아가는 모습. 상상이 갈까...
이 즈음부터 바람은 더욱 더욱 거세진다.
▼ 오늘 메뉴
대피실 닫힌 곳에 들어와 무얼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한참을 아무 것도 못하고 앉아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꼬르륵~ ㅋ
늘 처럼, 고기에 소주!
▼ 파란 불꽃
바람 소리에 좀처럼 잠들지 못하며 맞은 새벽, 4시쯤 뜨거운 차를 마시고 싶어 물을 끓인다.
혼자가 처음도 아닌데 오늘은 무섭다.
혼자 있고 싶었던 산이 나무라는 것 같다.
▼ 신불산은
안개에 가리어 보이지 않는다.
감당키 어려운 바람과, 곧 비가 거세질 것 같은 느낌에, 아침밥도 영축산까지의 계획도 모두 미루고 서둘러 내려가기로 한다.
핑계지 뭐.
▼ 저 안에는
저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119에 전화해 보고 싶은 장난스러움을 참는다.
▼ 반가워라
토요일 오실 손님들을 위해 준비 중인 막걸리 좌판에서, 첫개시를 한다.
이제 거의 다 내려 왔구나.
▼ 간월 산장
짧은 산의 하루가 끝났다.
언제나처럼, 무사히 내려온 것에 감사를 드린다.
다시 오지요.
▼ 언양 곰탕
자유시간 1개와 막걸리 한잔으로 견딘 몸을 언양의 뜨겁고 찐~한 곰탕으로 덥힌다.
어젯밤 그리 쓰던 술이, 지금은 달큰~ 하구나.
▼ 언제였나
따듯해진 몸과 마음은, 어제는 참 행복한 하루였다고 속삭인다.
사람의 마음이 이런가 보다.
▼ 사진 한장
하산길, 간월산장에 도착해서 이제 막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어여쁜 산님께 부탁한 사진.
방향이 같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도 잘 다녀 왔습니다.
다음에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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